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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의 음악

게시일
2023. 1. 11.
생성 일시
2023/01/11 15:22
2022년에 릴리즈된 음악들만 포함시킴. 순서는 순위가 아님.

Kendrick Lamar - United In Grief

나는 음악을 안가리고 듣지만 힙합은 잘 듣지 않는다. 이미 초등학생 때 힙합을 졸업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요즘 힙합은 특히 더 못 따라가겠다. (국힙은 다른 이유로 듣지 않는다.) 그래도 챙겨 듣는 래퍼 둘 중 하나가 켄드릭 라마이다. (다른 하나는 트래비스 스콧)
뭔가 사연이 있는듯한 노랫말이지만 별로 관심 없다. 전반적으로 서정적인 분위기와 드럼의 질감이 좋아서(특히 중간의 브렉비트 파트) 자주 들었다.

Hikaru Utada - Somewhere Near Marseilles

우타다 히카루는 음악활동을 오래했지만 관심을 갖게 된건 비교적 최근이다. 챙겨 듣게 된건 One Last Kiss 이후부터. (에바 신극도 재밌게 봤다)
이곡은 Floating Points(=Sam Sheperd)가 프로듀싱했다. IDM이나 테크노에 가까운 음악을 만드는 사람인데, 우타다와는 정말 의외의 조합이다. 어떤식으로 둘이 커넥션이 있었던건지.
재생시간도 든든하고, 스포티파이+필립스 휴 연결 해놓고 조명 번쩍거리는거 보면서 멍때리기 좋았다.

Skee Mask - Untitled 279

최근에 알게되었다. 어딘가의 믹스를 듣다가 나왔는데 좋길래 찾아놓고 여러번 들었다. 스퀴지&퍼커시브한 베이스, 리버브 잔뜩 먹인 우드 플럭 사운드 등등. 이곡의 모든 사운드가 맘에 든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스포티파이에는 풀버전이 업로드 되어있지 않은 게 불만이다.

Hustle Athletics - Lekker (Posij Remix)

원곡은 잘 모른다. 포사이(라고 읽는다)가 리믹스했다. 포사이는 매번 재미있는 사운드를 가진 비트를 만든다.
2022년 내내 온갖 라디오, 믹스에서 주구장창 틀어줬다.

Bop x Subwave (feat. Isaac Howlett) - Storm In A Teacup

밥은 원래 미니멀, 리퀴드한 드럼앤베이스를 프로듀싱하는데, 이번 앨범의 컨셉은 어딘가 레트로하고 신스웨이브의 영향을 받은 거 같다.
밥의 음악들은 리버브 사운드가 좋아서 자주 듣는 곡들이 많다. 이 곡도 공간감이 좋다. 바삭거리는 드럼의 질감도 너무 맘에 든다.

電音部 - 麻布アウトバーン

노래는 덴온부의 아자부 에어리어 친구들이, 프로듀싱은 켄모치 히데후미가 했다. 이 조합이 덴온부 내에서 가장 안정적인거 같다. 아자부 세명이 노래도 잘 부르고, 각자 톤이 적당히 대비되어서 재밌다. 켄모치도 원래 노는 물이 다른 프로듀서인만큼 항상 잘 뽑아준다. (어쩌다 덴온부를 하게되었을까)
곡의 기반은 든브인데 중간에 삐슝빠숑 드랍도 있고, 피아노 멜로디는 켄모치가 시부야케이 하던 때의 느낌도 난다. 거기에 아니메 걸 보컬까지 얹어짐. 대충 엉망진창인데 재밌다는 뜻. 이런 음악을 계속 듣기 위해 덴온부가 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덴온부는 에어리어마다 담당 프로듀서가 나눠져있는 거 같은데, 그래서 에어리어마다 퀄리티 차이가 나는 편이다. 모에샵이라는 프로듀서 곡도 있던데 나는 모에샵 듣는 사람이랑은 겸상 안한다.)

Hoshimachi Suisei (feat. Mori Calliope) - Wicked

이곡은 세련된 곡은 아니다. 김피탕(=맛있는 음식) 같은 음악이고 그래서 좋다. 프로듀싱은 Giga가 담당했는데 이 사람 음악은 다 이런 느낌이고 잘 만든다. 원래는 보카로 음악 위주로 만드는 듯.
버튜버 곡을 하나 골라야겠다 싶었다. 버튜버는 서브컬쳐계의 하이엔드 컨텐츠이다. 요즘은 세계적인 아티스트 호시마치 스이세이를 필두로, 음반 시장에도 무시 못할 영향을 끼치고 있다. 편견을 잠시 접어둔다면 당신의 음악 세계관이 더욱 확장될 수 있지 않을까?

Noisia & Skrillex - Horizon

노이지아는 이제 갔지만 많은 걸 남겨두었다. 댄스 음악씬에서 정말 훌륭한 아티스트란 프로덕션만이 아니라 레이블과 커뮤니티를 잘 이끄는 역량도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노이지아는 이걸 너무 잘했고, 그래서 떠났지만 아쉬움이 없다. 비전 크루도 있고, 사실 노이지아 세 사람이 음악을 접는 것도 아니니까.
그래도 이 곡을 들으면 조금 쓸쓸해진다. 마지막 라이브를 들으면서 보내주자. 그나저나 영상에서 소니무어 얼굴을 오랜만에 보고 깜짝 놀랐다. 예전엔 귀염상이었는데 지금은 왠 수염 덥수룩한 드워프가 되었음.

Mat Zo - Astatine

맷조=살아있는 음악의 신.
대략 13년째 맷조를 최애 뮤지션으로 꼽는 이유는 늘 그 자리를 지키면서 항상 새로운 사운드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이곡은 한가지 테마가 내내 반복되면서 사운드에 시종일관 변화를 주는 것이 흥미롭다.
참고로, 모티베이션은 이 두곡이라고 한다. 맷조는 종종 트위터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다. 수년 전에는 BTS 팬덤에 대한 소신발언을 했다가 아미의 맹공격을 당하고 계정을 잠근적도 있다.

結束バンド - あのバンド

봇치락은 네러티브와 잘 어우러지도록 음악을 매우 잘 사용한다. 이곡도 그렇고 작품을 본 사람이라면 전율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음악은 음악을 뛰어넘는 힘을 갖게 된다. 난 지금도 케이온의 천사를 만났어!를 들으면 눈물을 흘린다. 회춘한 느낌이 들어 감사했다.
올해의 애니메이션은 봇치 더 락!이며 올해의 뮤지션은 결속밴드, 올해의 앨범도 결속밴드이다. 아직까지도 결속밴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상식으로라도 알아두길 바란다…